영국에서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게 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은행 계좌 개설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장기 체류 중 월세나 생활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현지 은행 계좌는 필수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발급한 해외 카드로는 송금 수수료나 환전 수수료가 누적되어 금전적 손해가 생기기 때문에, 빠르게 로컬 계좌를 만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죠.
2025년 현재 영국 내에서 외국인이 비교적 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은행은 바클레이스(Barclays), 모넨조(Monzo), 스타링은행(Starling Bank)입니다. 이 세 곳은 외국인에게 필요한 서류 요건이 비교적 간단하고, 모바일 뱅킹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하지만 각 은행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체류 목적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맞는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세 은행의 계좌 개설 조건, 계좌유지비, 실제 대기시간, 카드 수령 방식, 유학생과 워홀러에게 적합한지 여부 등을 중심으로 상세히 비교해보겠습니다.

바클레이스(Barclays) – 전통적인 신뢰와 오프라인 중심
바클레이스는 영국 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금융기관 중 하나입니다. 런던을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 중심가에 지점이 있으며, 오프라인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여권과 비자 외에도 영국 내 주소 증명서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개는 영국 거주지 계약서, 대학에서 발급하는 학생 확인서(Enrollment letter), 유틸리티 빌 또는 카운슬택스 고지서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신청서를 작성하고 오프라인 지점에서 예약 방문을 해야 하며, 지점마다 예약 가능 날짜가 상이하므로 도착 전 웹사이트에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좌 개설 승인까지는 수일 이내에 수령할 수 있습니다. 바클레이스의 장점은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 안정성과 전통적인 신뢰입니다. 특히 집세 자동이체나 대출 신청 등 공식적인 금융거래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은 향후 은행 신용을 쌓을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점은 오프라인 지점 중심의 서비스로 인해 대기 시간이 길고, 예약 시스템이 번거롭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본 계좌에 소액의 유지비가 부과될 수 있으며, 앱 인터페이스가 다소 구식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전통적이지만 다소 느리게 움직이는 은행 시스템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고려할 만한 옵션입니다.
모넨조(Monzo) – 빠르고 유연한 모바일 중심 은행
모넨조는 디지털 은행 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편이며, 특히 영국 내 젊은 세대와 외국인 체류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지점이 없는 100% 온라인 은행이기 때문에 모든 절차가 모바일 앱을 통해 진행됩니다. 계좌 개설도 앱 다운로드 후 여권과 비자, 그리고 셀피 영상 업로드만으로 신청이 완료되며, 평균 24~48시간 안에 승인 결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주소 증명 서류가 필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등록 주소를 입력해야 카드를 수령할 수 있지만, 호텔 주소나 단기 숙소 주소를 임시로 사용할 수도 있어 입국 초기에 계좌 개설이 필요한 워홀러나 유학생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체크카드는 일반 우편 또는 유료 익스프레스 배송으로 받을 수 있으며, 앱 내에서 실시간으로 카드 위치 추적도 가능합니다.
모넨조는 계좌 유지비가 없고, 입출금 수수료도 매우 저렴하거나 무료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해외 결제 수수료가 없다는 점은 한국 계좌를 병행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송금 기능, 지출 통계, 자동 예산 설정 기능 등 모바일 앱 중심의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지원해, 처음 영국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도구로 기능합니다.
단점은 여전히 디지털 은행이라는 점에서 전통 금융 거래(예: 대출, 정기예금, 신용점수 구축 등)에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체크카드 외에 크레딧 기능이 거의 없어, 신용도를 쌓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스타링은행(Starling Bank) – 안정성과 디지털의 조화
스타링은행은 모넨조와 함께 디지털 은행 시장을 이끄는 대표 주자이지만, 모넨조보다 더 ‘금융기관’다운 면모를 강조합니다. 이는 모바일 기반으로 움직이되, 금융 서비스의 범위와 안정성 측면에서 조금 더 전통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계좌 개설은 앱을 통해 간단하게 할 수 있으며, 신청 과정은 모넨조와 유사합니다. 여권, 비자 정보, 셀피 영상만으로 계좌를 만들 수 있고, 신청 후 승인후 도착합니다
스타링은행은 모넨조보다 예금 보호, 송금 시스템, 자동화 기능 등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특히 송금 기능은 한국으로 송금 시에도 환율 우대와 수수료 혜택이 좋아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계좌 유지비는 없으며, 지출 내역을 자동으로 카테고리화해주는 기능도 꽤 정교하게 작동합니다.
신용카드 연계나 이자 제공 상품도 일부 있으며, 일정 기간 이상 거래 내역이 축적되면 소액 대출이나 투자 상품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모넨조보다 조금 더 신뢰 기반의 금융거래를 고려한다면 스타링은행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지점이 없기 때문에 대면 상담이 필요한 경우엔 이메일이나 채팅으로만 해결해야 하며, 일부 사용자들은 고객센터의 응답 속도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합니다.
유학생과 워홀러에게 추천하는 은행은?
유학생이라면 학비 납부, 월세 송금, 현지 정착 등 중장기적인 금전 거래가 많아지는 만큼, 신뢰성과 시스템 안정성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 경우 스타링은행이 균형 잡힌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금융 이력을 쌓을 수도 있고, 학교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금융 문서를 제출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는 초기 정착 속도가 중요합니다. SIM 카드 개통, TFN 신청, 단기 숙소 예약 등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계좌 개설이 빠르고 조건이 간단한 모넨조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특히 주소 증명이 없는 상태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며, 송금 앱과 연동도 수월해 소액 생활비 관리에 유리합니다.
장기 체류 예정자이거나 영국에서 직장생활을 고려 중이라면 바클레이스 같은 전통 은행이 후반부에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초기에는 디지털 은행으로 시작한 후, 상황에 따라 바클레이스 계좌를 추가 개설하는 이중 전략도 좋은 방법입니다.
계좌 개설 이후 생활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은행 계좌는 단순히 돈을 넣고 빼는 도구를 넘어서, 영국 현지 생활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스트레스 없이 시작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빠른 개설과 간편한 접근성을 원한다면 디지털 은행이, 금융 시스템과 신용 이력까지 고려한다면 전통 은행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생활 패턴과 목표에 맞춰 은행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필요한 기능, 카드 수령 속도, 수수료 정책, 앱 사용 편의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은행을 선택해보세요. 영국 생활의 첫 계좌가, 앞으로의 모든 경제적 활동의 출발점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