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로 책을 읽는 시대, 이제는 종이책 대신 태블릿을 고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전자책, PDF, 웹툰, 논문, RSS 리딩 등 콘텐츠 소비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어떤 기기가 독서에 최적인가’는 진지한 고민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소형 태블릿 두 제품, 아이패드 미니 6세대와 갤럭시탭 S9 FE를 ‘독서용’이라는 관점에서 집중 비교해본다. 성능 비교보다는 얼마나 오래 편하게 읽을 수 있는지, 눈이 덜 피로한지, 컨텐츠 접근성은 어떤지를 중심으로 리뷰했다. 두 제품 모두 실제로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했으며, iOS vs 안드로이드라는 시스템 차이에서 오는 장단점까지 포함해 정리했다.
무엇보다도 ‘독서용 기기’로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다. 가벼운 무게, 적당한 화면 크기, 눈에 부담이 덜 가는 디스플레이, 손쉬운 콘텐츠 접근성, 그리고 장시간 사용해도 피로하지 않은 UX 등이 핵심이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했을 때 어떤 기기가 더 나에게 맞는지 판단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화면 크기와 비율 – ‘읽기’에 최적화된 화면은?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8.3인치의 화면 크기에 3:2 비율을 가진다. 손에 잡히는 느낌은 책 한 권 정도로, 실제 종이책을 보는 듯한 크기와 비율이다. 특히 세로 모드로 한 손에 쥐고 읽기 좋은 구조라 전자책이나 웹소설, 뉴스 리딩에 최적이다. 글자 배치나 줄간격이 안정적으로 보여, 마치 작은 리더기를 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반면 갤럭시탭 S9 FE는 10.9인치로 다소 넓은 화면을 자랑한다. 화면 비율은 16:10으로, 가로 폭이 상대적으로 넓다. PDF 문서나 논문 읽기에는 이 크기가 유리하며, 가로 보기 모드로 두 페이지를 한 화면에 나눠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손에 들고 읽기엔 무게와 크기에서 부담이 생긴다. 이 제품은 무릎이나 책상 위에 두고 읽는 데 더 적합한 타입이다.
결론적으로 콘텐츠 형태에 따라 다르다. 전자책, 소설류를 즐긴다면 아이패드 미니가, PDF, 논문, 교재를 자주 읽는다면 갤럭시탭이 더 적합하다. 사용 목적이 확실하다면 이 부분에서 고민이 상당 부분 정리된다.
디스플레이 품질과 눈의 피로감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Liquid Retina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으며, 색 표현력이 뛰어나고 밝기도 균일하다. 트루톤(True Tone) 기능을 활용하면 주변 조명에 따라 색온도가 자동으로 조정되어 눈의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반사 방지 코팅이 약한 편이라 야외에서 읽을 때는 반사가 생기기도 한다.
갤럭시탭 S9 FE는 LCD 기반 디스플레이지만, 이번 세대에서 밝기와 해상도가 개선되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블루라이트 차단 모드와 색감 조절 기능이 잘 구성되어 있으며, 삼성 리더 모드를 활성화하면 눈에 부담이 덜한 따뜻한 색감으로 전환된다. 야간 독서에선 삼성 쪽이 약간 더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종이책처럼 ‘E-Ink’ 디스플레이는 아니기 때문에 장시간 집중 독서에는 어느 정도 눈 피로가 생긴다. 하지만 독서 전용 리더기 없이도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려는 목적이라면 둘 다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은 갖추고 있다. 눈의 피로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갤럭시탭 쪽이 약간 더 배려된 UX를 제공하는 편이다.
무게와 휴대성 – 한 손으로 들 수 있어야 ‘독서용’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약 293g으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가벼운 태블릿 중 하나다. 케이스를 씌워도 350g 이내로 유지되기 때문에, 소파나 침대에서도 한 손으로 들고 읽는 것이 가능하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무리가 없고, 오랫동안 들고 있어도 손목에 피로가 적다.
갤럭시탭 S9 FE는 523g이다. 아이패드 미니보다 약 230g 무겁고, 손으로 들고 장시간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 두 손으로 잡거나 거치대를 활용해야 하고, 휴대성보다는 ‘책상용’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도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형 태블릿이라 보기엔 어렵다.
독서 중심의 사용자라면 이 무게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특히 자주 이동하면서 틈틈이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이패드 미니의 가벼움이 확실한 강점이 된다. 갤럭시탭은 보다 고정된 환경에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콘텐츠 접근성과 앱 생태계
아이패드는 애플북스, 킨들, 리디북스, 밀리의서재 등 주요 전자책 앱이 모두 잘 최적화되어 있다. 특히 애플북스는 애플 디바이스와의 연동성이 뛰어나며, PDF 주석 기능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안드로이드 전용 콘텐츠는 지원하지 않는다.
갤럭시탭 S9 FE는 안드로이드 기반이기 때문에 웬만한 국내외 리더 앱은 다 지원한다. 특히 네이버 시리즈, 교보eBook, 리디북스 등 국내 플랫폼 앱들이 갤럭시탭에 더 자연스럽게 동작하는 편이다. 또한 파일 다운로드, 외부 앱 설치가 자유로워 전자책 외에도 학습자료, 강의자료 등 활용 폭이 넓다.
콘텐츠 접근성에서는 갤럭시탭이 유리하지만, 앱의 전체적인 완성도나 안정성 면에서는 아이패드 쪽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앱 최적화는 결국 사용자의 경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로 이용할 서비스의 환경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사용자가 어떤 기기를 선택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아이패드 미니 6세대는 ‘가벼운 독서와 메모 중심’의 사용자에게, 갤럭시탭 S9 FE는 ‘다양한 학습 자료와 멀티태스킹 중심’의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휴대성과 디자인, 앱 최적화, 세련된 UX가 중요하다면 아이패드 미니 쪽이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반면 크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싶고, 자유로운 파일 관리가 필요하다면 갤럭시탭 S9 FE가 더 실용적이다.
가격은 두 제품 모두 Wi-Fi 기준으로 50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되며, 옵션이나 할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브랜드 선호도보다는 본인의 독서 스타일, 콘텐츠 이용 방식, 휴대 패턴 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책을 잘 읽고 싶다면 어떤 기기를 선택하든, 결국은 나의 습관과 환경에 맞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이 비교가 조금이나마 명확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