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장기 체류를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운전면허입니다. 유학생, 주재원, 워킹홀리데이 참여자 등 체류 목적은 다양하지만, 자동차가 사실상 필수인 미국에서는 운전면허 여부가 일상생활의 편의성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대중교통이 잘 발달하지 않은 도시에서는 면허가 없으면 단순한 장보기조차 불편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한국 면허를 미국 면허로 교환하는 방법을 찾게 되는데요, 문제는 이 절차가 ‘주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주는 필기시험만 보면 되고, 어떤 주는 실기까지 다시 봐야 하며, 어떤 주는 아예 면허 교환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 한국 면허를 미국 면허로 교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들을 중심으로, 절차와 준비물, 각 주의 DMV 정책 차이 등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실제 체류자나 예정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뉴저지, 워싱턴 주 등 위주로 안내하며, 공통적으로 준비해야 할 서류와 DMV 방문 팁까지 함께 정리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 운전면허를 교환할 수 있는 주와 없는 주
2025년 현재, 한국과 미국 간에는 일부 주 단위로 상호 운전면허 교환 협정이 체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 단위의 정책은 아니기 때문에, 면허 교환 여부는 해당 주의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 판단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한국 면허를 교환할 수 있는 주로는 워싱턴, 메릴랜드, 버지니아,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뉴욕, 조지아 등이 있습니다. 이들 주에서는 대체로 실기시험을 면제하고,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면허를 교환해줍니다. 일부 주는 필기시험조차 면제하는 경우도 있으며, 특히 텍사스는 협정 체결 후 실기 면제 혜택이 적용되어 교환 절차가 간소화되었습니다.
반면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 등은 한국과의 면허 교환 협정이 없어, 한국 면허 소지자도 미국 운전면허를 새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필기시험, 실기시험, 시력검사 등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거쳐야 하며, 한국 면허 소지 사실은 참고사항에 불과합니다.
각 주의 정책은 매년 변경되거나 일시 중단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본인이 거주할 지역의 DMV 웹사이트를 반드시 사전 확인해야 하며, 해당 주 한인회나 영사관 공지사항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주별 운전면허 교환 절차 요약
뉴욕주에서는 한국 운전면허 소지자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필기시험만 통과하고 운전면허를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서류는 여권, 비자 또는 I-20, 거주지 증명서류(유틸리티 청구서, 은행 명세서 등), 한국 운전면허 원본, 영문 번역본, 그리고 영사관에서 발급한 면허 진위확인서입니다. DMV에서 시력검사와 필기시험을 본 뒤, 합격하면 약 1~2주 내에 면허증이 우편으로 발송됩니다.
텍사스주도 최근 들어 운전면허 교환이 가능해졌으며, 이 역시 실기 면제 혜택이 포함되어 있어 체류자들이 선호하는 주 중 하나입니다. 신청 시 서류 준비는 뉴욕과 거의 동일하나, 영사관 진위확인서 외에도 I-94 출입국기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텍사스는 일부 지역 DMV 지점마다 처리 속도가 달라, 가능하면 대도시 외곽 DMV를 이용하면 더 빠르게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워싱턴주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한국과 면허 교환 협정을 맺고 있어 절차가 잘 정립되어 있는 편입니다. 실기시험은 면제되며,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 후 서류를 준비해 방문하면 약 1주일 이내에 면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워싱턴주의 경우 본인 주소지가 DMV 기록과 정확히 일치해야만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므로, 주소 증명서류 제출 시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뉴저지주의 경우 한때 면허 교환 절차가 중단되었다가, 2023년 이후 다시 재개되어 현재는 정상적으로 필기시험 후 교환이 가능합니다. 이 주는 특히 DMV 예약 시스템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평일 오전 이른 시간대나 DMV 근처의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예약 팁을 얻으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협정이 없는 대표적인 주로, 한국 면허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운전경력이 아무리 길더라도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모두 봐야 하며, 특히 실기시험은 도로주행평가 외에도 차량 체크, 주차, 브레이크 반응 등 기본기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 경우 시험용 차량을 렌트하거나 보험 포함된 드라이빙 스쿨을 이용해야 하며, 신청 전 적어도 2~3주의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주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서류 정리
거주하는 주마다 절차에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서류는 유사합니다. 우선 본인의 한국 운전면허증 원본과 이를 영문으로 번역한 공증본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주재국의 한국 영사관에서 발급하는 운전면허 진위확인서와 함께 제출해야 하며, 이 서류는 반드시 운전면허의 유효기간 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또한 여권, 비자 또는 학생비자(I-20), 워킹비자 등의 체류 신분 증빙서류, 그리고 거주지를 증명할 수 있는 유틸리티 고지서, 뱅크스테이트먼트, 렌트 계약서 등이 필요합니다. 이 주소는 DMV 시스템에 등록되는 주소로 사용되므로, 이사 예정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일부 주는 출입국 기록인 I-94 양식의 출력본을 요구하기도 하며, 이 역시 미국 이민국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조회하고 출력할 수 있습니다. 시험 응시와 무관하게 제출해야 하는 서류이므로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DMV 예약과 방문 팁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DMV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은 보통 각 주의 DMV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합니다. 특히 여름 방학 시즌이나 연말에는 예약이 밀려 수 주간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날짜를 잡는 것이 관건입니다.
예약 당일에는 준비한 서류 외에도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필기시험용 연필, 리딩 글라스, 신분증 등을 챙겨가야 하며, 시력검사에 대비해 안경이나 렌즈 착용 여부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일부 주에서는 필기시험이 영어 외에도 스페인어, 중국어, 한국어 등으로 제공되므로, 시험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 반드시 확인 후 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기시험이 요구되는 주에서는 별도로 드라이빙 테스트를 예약해야 하며, 개인 차량 지참 시 보험 서류를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보험이 없는 경우, 일부 주에서는 시험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험 전에는 반드시 각 주 DMV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운전 매뉴얼을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통 표지, 우선순위 규칙, 음주운전 규정 등은 한국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오답으로 인해 재시험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면허 교환 전후의 체크포인트
운전면허를 교환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이후 그 면허를 제대로 활용하고 갱신하는 과정까지 미리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국 면허는 보통 5년 또는 8년 유효기간이 주어지며, 갱신 시에도 다시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신중하게 서류를 준비하고, 만료 전 갱신 일정을 달력에 미리 표시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미국 운전면허는 단순히 운전을 위한 수단을 넘어서 신분증으로도 널리 활용됩니다. 비행기 탑승, 은행 계좌 개설, 온라인 인증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장면에 사용되므로, 분실하거나 갱신을 놓치면 불편함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본인이 거주하는 주의 DMV 정책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것. 같은 미국이어도 주마다 제도가 달라지며, 담당자의 안내도 각 지점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의 실수로 몇 주를 허비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반드시 웹사이트, 영사관, 커뮤니티 포럼 등을 통해 정보를 정리하고 출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과정을 잘 마치면, 미국에서의 생활은 한결 더 가볍고 자유로워질 겁니다. 낯선 도로 위에서 면허증 하나로 누릴 수 있는 삶의 폭이 생각보다 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