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세계적인 선진국이지만, 결제 방식만큼은 다소 보수적인 편이라는 인상을 받는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한국이나 유럽처럼 신용카드가 어디서나 통용될 거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막상 현금이 없어서 곤란한 상황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죠.
2025년 현재 기준으로 일본의 결제 문화는 점차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금 중심의 가게들도 많습니다. 일본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어떤 곳에서 카드 사용이 가능한지, 어떤 곳은 반드시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의 결제 문화는 왜 아직도 ‘현금 선호’일까?
일본의 경제 규모나 IT 인프라 수준에 비해 결제 수단이 디지털화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오랜 기간 쌓인 현금 신뢰 문화: 일본은 위조지폐가 거의 없고, 범죄율이 낮으며, 지갑을 잃어버려도 돌아올 확률이 높을 정도로 신뢰 사회입니다. 이로 인해 현금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낮습니다.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 많은 식당이나 전통시장, 소규모 숙소들은 카드 수수료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현금만 받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의 영향: 여전히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에서는 스마트폰 결제나 카드 단말기 사용보다 익숙한 현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광객 증가와 코로나19 이후의 비대면 결제 수요 증가로 인해 카드와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 지역이나 업종에 따라 여전히 차이가 큽니다.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대표적인 장소
2025년 현재, 다음과 같은 장소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및 체인점
편의점(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대형 마트(돈키호테, 이온, 세이유 등)
대형 약국 체인(마츠모토키요시, 코쿠민 등)
유니클로, 무인양품, GU 같은 의류 매장
스타벅스, 맥도날드, 도토루 등 커피숍과 패스트푸드 체인점
호텔과 교통
대부분의 중대형 호텔은 카드 결제 가능
JR 패스, 신칸센, 공항 리무진버스 등은 카드로 결제 가능
도쿄 지하철, 오사카 메트로 등 교통카드는 충전기에서 카드 결제 가능
공항 및 주요 관광지
공항 면세점, 기념품 숍, 공항 식당 등 대부분 카드 사용 가능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테마파크 입장권은 카드로 구입 가능
일반적으로 영어가 병기되어 있고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곳이라면 카드 결제가 수월한 편입니다.
아직도 현금이 필수인 곳
아무리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일본에서 여전히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도 많습니다. 다음과 같은 곳에서는 현금을 준비하지 않으면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소규모 식당과 이자카야
동네 라멘집, 초밥집, 가정식 백반집 등
특히 관광지가 아닌 일반 주택가 내 지역 상점은 현금 선호가 강합니다
신사, 절, 전통시장
에마(소원 패) 구입이나 오미쿠지 뽑기 등은 대부분 현금
아사쿠사, 기온 등 전통 거리의 작은 가게들
일부 료칸(전통 일본식 숙소)
특히 시골 지역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료칸은 카드 단말기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인 락커, 자동판매기
일부 구형 코인 락커나 자판기, 특히 지방 도시의 경우 현금만 가능
공공 교통 관련 현장 구매
일부 버스(특히 시골지역)의 경우 카드 결제 불가, 현금만 받거나 교통카드 필요
QR코드 결제는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최근 일본에서도 QR 기반의 간편결제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일본 내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PayPay, Line Pay, d-Barai 등이 있으며, 외국인에게는 Alipay나 WeChat Pay도 일부 장소에서 지원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은 대부분 일본에서 사용 불가합니다.
대신 VISA, MasterCard, JCB 등으로 연동된 애플페이와 구글페이는 일부 매장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특히 iPhone 사용자라면, 애플페이를 연동하여 사용하면 카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단, QR 결제는 아직까지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이며, 일반적인 관광지 주변의 개인 가게에서는 적용이 제한적입니다.
여행 전 준비해야 할 결제 관련 체크리스트
일본 여행 전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사전에 점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엔화 일정 금액 환전: 최소 비상금 준비
해외 결제 가능 신용카드 지참: VISA, MasterCard, JCB 중 2종 이상 추천
카드 한도 확인 및 해외사용 등록: 일부 카드는 출국 전에 해외 사용 등록이 필요
교통카드(PASMO, SUICA 등) 구입 및 충전 계획: 교통뿐만 아니라 편의점, 자판기에서도 사용 가능
호텔/료칸 예약 시 결제 방식 확인: ‘현장 결제’일 경우 현금인지 카드인지 확인 필수
이 외에도 체크인 시 프론트에서 보증금 명목으로 카드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실물 카드 지참을 권장합니다.
현금 인출이 필요한 경우, 어디서 가능한가?
현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일본에서는 편의점 ATM을 활용하면 비교적 쉽게 인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 카드 지원 여부가 중요한데요.
세븐일레븐 ATM: 대부분의 해외카드 인출 가능
로손 ATM, 패밀리마트 ATM: 일부 카드만 지원, VISA나 Master 우선
우체국 ATM: 외국인 여행자에게 가장 신뢰받는 ATM 중 하나
단, 인출 수수료가 건당 110~220엔 정도 붙으며, 카드사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환전보다는 다소 비쌀 수 있습니다.
카드 사기 위험은 낮지만 경계는 필요하다
일본은 대체로 치안이 매우 좋은 편이고, 카드 복제 범죄나 사기 위험도 낮은 국가입니다. 하지만 여행 중에는 항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인 판매기나 소형 단말기에서의 스키밍 가능성
분실 또는 도난 시, 카드사에 바로 해외 분실 신고 접수
카드 결제 후 전표 확인 습관 들이기
또한, 소액 결제를 반복하다 보면 카드사에서 이상 거래로 인식해 일시적으로 결제가 차단될 수 있으니, 사전에 해외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