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짓, 청소비, 렌트비 인상까지 실제 체감 비용 정리
미국에서 살면서 한 번 이상은 반드시 겪게 되는 일이 바로 ‘이사’다.
하지만 미국 내 이사는 단순히 짐을 옮기는 문제를 넘어서, 예상하지 못한 각종 숨은 비용이 발생하는 일이다.
특히 렌트 계약 만료 전후에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디파짓(보증금), 청소비, 그리고 렌트비 인상이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 이사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숨은 비용 항목들을 정리해보았으며,
실제 경험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계획 없이 이사했다가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디파짓 반환은 절대 100%라고 생각하지 말 것
미국에서 아파트나 주택을 렌트할 때는 대부분 첫 계약 시 디파짓(Deposit, 보증금)을 낸다.
보통 한 달치 렌트비 또는 그 이상을 요구하는데, 이는 집주인이 퇴실 시 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대비하기 위한 금액이다.
문제는 퇴실 시점에 이 디파짓을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청소 상태, 벽지나 바닥 손상, 카펫 오염 등으로 이유를 붙여 일부 또는 전액 차감되는 일이 흔하다.
실제 사례:
뉴욕에서 2년 거주 후 이사한 A씨는 2,500달러의 디파짓 중 1,300달러만 반환받았다.
그 이유는 ‘페인트 벗겨짐’, ‘냉장고 내부 청소 불량’, ‘카펫 얼룩’ 등. 대부분 입주 전부터 있었던 흔적이었지만 입증할 길이 없었다.
TIP
입주 전 집 상태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메일로 집주인 또는 관리사무소에 보내 증거를 남겨두면, 퇴실 시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다.
청소 상태가 기준이 되므로, 프로페셔널 클리닝을 받고 영수증을 제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소비용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아도 청구될 수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집주인 또는 관리사무소가 청소비를 자동으로 차감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에 “move-out cleaning fee”가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퇴실 후 일방적으로 청소비를 공제하고 디파짓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청소비는 다음과 같이 청구된다:
스튜디오 또는 1베드 기준: 150~250달러
펫을 키운 경우: 추가 100달러 이상
카펫 클리닝 포함 시 추가 비용 발생 가능
게다가 미국은 입주 전과 퇴실 후를 동일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문화적 기대가 있어, 작은 먼지나 얼룩에도 클레임이 들어올 수 있다.
TIP
퇴실 전에 전문 클리닝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차라리 경제적일 수 있다.
본인이 청소했더라도 영수증을 첨부하면, 관리사무소에서 공제할 명분이 줄어든다.
“No cleaning fee if unit is returned in reasonable condition” 조항을 계약서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렌트비 인상 통보는 보통 이사 직전에 온다
미국은 렌트비 인상률에 대한 법적 제한이 없는 지역이 많다. 특히 캘리포니아 일부 도시나 뉴욕의 rent-controlled 아파트를 제외하면,
집주인이 원할 경우 매년 5~15% 이상 렌트비를 올릴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계약 만료 30~60일 전에야 인상 통보를 준다는 점이다.
이 경우 갑작스러운 월세 상승으로 인해 이사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삿짐 비용, 새집 디파짓, 중개 수수료, 전기·가스 이전 비용까지 덩달아 발생한다.
예상보다 큰 부담이 되기 쉬운 렌트 인상 관련 현실:
LA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 B씨는 2024년 기준 월세 2,400달러에서 갱신 시 2,700달러로 인상 통보를 받음
결국 타지역으로 이사했지만, 새 아파트 디파짓 3,000달러와 이사비용 800달러가 추가로 발생
TIP
계약 갱신 2개월 전부터 집주인 또는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인상 여부를 먼저 확인할 것
인상률이 크다면, 인상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새 집을 찾아야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연간 계약 대신 2년 계약으로 인상 방어하는 방법도 있다
이사 비용 자체도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이사 비용은 거리, 짐의 양, 지역 인건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특히 메트로 지역은 이사 트럭, 인부, 장비 비용이 모두 포함된 ‘풀 서비스 이사’를 쓸 경우 500~2,000달러까지 나올 수 있다.
대표적인 비용 구성은 다음과 같다:
트럭 렌탈 (U-Haul 등): 하루 60~120달러
가구 해체/조립 및 운반 인건비: 시간당 50~100달러 (1인 기준)
이동 거리: 10마일 이내는 기본, 50마일 이상은 장거리 이사 요금 적용
계단 유무, 엘리베이터 유무에 따라 추가 요금 발생
또한 일부 건물은 엘리베이터 예약비, 관리사무소 입주비, 이사 허가증 발급비용 등이 따로 붙는 경우도 있다.
TIP
최소 2~3군데 이사 업체에 견적을 받아 비교할 것
트럭만 빌려 친구나 지인 도움으로 직접 옮기는 방법도 예산 절약에 효과적
여름철(6~8월)은 이사 성수기이므로 비용이 더 비싸고 예약이 어렵다
주소 변경, 유틸리티 해지, 인터넷 이전도 간과하기 쉬운 비용
이사는 단순히 짐만 옮기는 일이 아니다. 주소 변경과 함께 수많은 행정적 작업이 따른다.
이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숨은 비용’이 발생한다.
USPS 주소 변경 서비스: 온라인 신청 시 수수료 1.10달러
인터넷 이전 설치비: ISP에 따라 50~150달러 발생
유틸리티(전기, 가스, 수도) 해지 및 신규 연결 수수료
우편물 누락 방지를 위한 우편 포워딩 서비스 이용 비용
특히 인터넷 이전이 늦어지면 며칠간 와이파이 없이 지내야 하거나,
새 집에 설치기사가 늦게 배정되어 업무나 일상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TIP
이사 1주 전부터 주소 변경과 유틸리티 해지를 미리 신청해 두는 것이 좋다
USPS 우편 포워딩은 6개월 단위로 설정 가능하며, 중요 우편은 꼭 별도 연락처로 변경할 것
인터넷은 새 주소에서 설치가 가능한지 미리 확인하고 일정 예약 필수
미국 이사 준비 체크리스트는 예산부터 점검해야 한다
미국 내 이사는 단지 ‘이사한다’는 사실보다,
그에 따라 발생할 모든 간접비용을 미리 인지하고 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다음은 이사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들이다:
디파짓 반환 가능성 여부
청소비 발생 여부와 사전 클리닝 여부
렌트비 인상 가능성 및 시기
이사 비용 (견적 비교 필수)
유틸리티, 인터넷 이전 계획
새 집 디파짓 및 계약금 준비
계약 해지 시 위약금 또는 페널티 유무
보험 갱신 또는 주소 변경
미국에서 이사를 준비 중이라면 단순히 새 집을 찾는 것 이상으로,
전체 비용 구조를 시뮬레이션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전에 철저히 계획하고,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면
예산을 절약하면서도 스트레스 없는 이사를 할 수 있다.
특히 처음 이사하는 유학생이나 단기 체류자일수록 꼭 기억해두자.